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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머리 스킬 쌓기

[일머리 스킬] 해야 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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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 3년 차에 있었든 일인데 여전히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무언가 뒤통수를 꽝 하고 얻어맞는 기분이랄까? 그날의 일로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출처: 펙셀즈)

입사 후 1년 차쯤에 선배가 계속해 오든 일을 인계받았다. 그 업무는 분기별로 부가가치생산성을 분석하여 보고하는 업무였다. 정확히 말하면 노동생산성 분석이었다. 처음 주어진 일이라 나름 열심히 하기 위해 이론적 배경부터 어떻게 산출하는지를 열심히 배우고 분석에도 많은 시간을 들였다.

1. 노동 생산성 = 부가가치액/ 종업원수 
2. 노동 분배율 = 인건비/ 부가가치금 
 ※ 부가가치 금액 산출 방법
    감산법  = 매출액 -(재료비+구입품비+소모품비+외주가공비+구입용역비+…)
    가산법  =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인건비+순금융비용+임차료+세금과 공과+감가상각비

매 분기마다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팀장-본부장-공장장까지 보고하였다. 공장장까지 보고되는 자료라 팀장도 매번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 봤다. 보고서에는 전년 또는 전분기 대비하여 증감과 증감 원인이 담겼다. 

하지만 당시 관리회계시스템이 없어 면밀한 분석보다는 추이 정도와 큰 흐름 정도만 보고를 했든 것으로 기억한다. 공장장님도 결재를 하시는데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해당 업무가 익숙해지든 3년 차에 팀으로 차장님 한 분이 전배를 오셨다. 차장님은 회사에서 모난 돌로 소문이 난 분이었다. 하루는 그분이 지나가다가 내가 하고 있는 부가가치생산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서 몇 가지를 질문했는데 그 질문이 내가 업무를 바라보는 사고를 바꿨다.

모난 돌 차장: A사원 그 업무는 왜 하는데?
A사원(나): 노동생산성 분석인데요. 종업원당 부가가치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모난 돌 차장: A사원 그 자료를 가지고 어디에 사용하는데?
A사원(나): 분기마다 공장장까지 보고하는데 전년이나 전분기 대비 해서 차이를 확인하고 있어요
모난 돌 차장: 그래서 차이를 확인하고 어떤 일을 하는데?
A사원(나): 어떤 일은 아니고요. 분석하고 확인하는데 예전부터 그렇게 해 오다가 제가 맡아서 하고 있어요
모난 돌 차장: 분석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그것 안 하면 어떻게 되지?
A사원(나): 분석해서 수치는 알 수 있고, 안 하면 공장장님이 뭐라 하지 않을까요?
모난 돌 차장: 글쎄~~, 굳이 안 해도 될 일 같은데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ㅋㅋ.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노동생산성도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회사에서는....
A사원(나):........

모난 돌 차장은 그렇게 말하고 또 담배를 태우러 나가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부가가치생산성 분석 자료가 정말 의미 있는 자료인가? 안 하면 뭐가 문제가 되지?라고 생각을 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안 하기로 하고 팀장과 협의하였다.

팀장 역시 내 말을 듣고 자료가 좀 그렇지 하고 이번 연도까지 하고 내년부터는 하지 말자 하셨다. 아마 별도로 본부장이나 공장장께는 보고도 하지 않았는 것 같다.

근데 두 상사 모두 "왜 그 보고 자료 안 올려요" 라는 말씀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업무는 그 부서에서 사라졌는데 그 일이 나에게 얼마나 큰 임팩터를 주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이후로는 나는 늘 이 일을 왜 해야 하지? 안 하면 뭐가 문제가 되지?라는 질문을 한다. 

회사일을 하다 보면 선진 회사에서 하니 우리도 하자라고 하는 일 들도 있고  그 일이 언제부터 생겨서 왜 하는지 모르는 일 들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늘 경계해야 하고 물어야 한다

왜 하지?
그 일을 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지?
지금 당장 그 일을 안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지?라고 말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은 없다 -피터 드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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