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하루에도 날씨가 짓궂게 변한다. 아침 출근길은 화창해서 우산을 챙길까 고민하다가 집을 나섰는데 오후에는 잔뜩 흐려졌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다. 소나기가 잠시 내리더니 또 날씨가 화창해졌다. 오락가락 종 잡을 수가 없다.
저녁을 먹고 평사시 루틴으로 와이프와 산책을 나섰다. 집 밖으로 나와 생각하니 비가 올 날씨는 아니었지만 종 잡을 수 없는 날씨로 와이프에게 우산을 챙겨 갈까 물었다. 그러자 저쪽 서쪽 하늘을 가리키면서 날씨가 맑다고 우산은 두고 가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 귀찮은데 그냥 두고 가자. 어제도 우산을 가져갔는데 비가 오지 않았는데 오늘도 그렇겠지 하고 집을 나섰다.
강변을 걸어 한참을 걷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우루 쾅쾅하면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최근래 이렇게 많은 비를 맞은 것도 없었다. 볼멘소리로 와이프에게 말했다. "우산 들고 오자고 했는데 안 들고 와서 괜한 비를 맞았잖아 "
그러자 와이프가 말했다. "비를 조금 맞는다고 문제 되지 않아. 비 조금 맞았다고 뭔 호들갑이야"라고 말이다.
그렇다. 살면서 비를 조금 맞는다고 문제 되지는 않는다. 조금 맞은 비는 훌훌 털어버려 물기를 제거하거나 그냥 그대로 나둬도 시간이 지나면 물기는 마르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작은 비에도 걱정, 실망하고 좌절한다. 내 삶이 그랬다. 작은 괴로움이 닦치면 삶이 끝날 것 같이 낙담했었다. 그냥 빗물을 털어 내 듯이 의연하게 털어 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살면서 따뜻한 햇살도 보기도 하고 쨍한 햇빛도 보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예고된 비를 맞기도 하고 예고되지 않은 비를 맞기도 한다. 날씨가 계속 변화듯이 삶도 계속 변한다.
비를 조금 맞는다고 혹은 맞았다고 좌절하고 절망하지 말자. 비 오는 날만 있지 않고 또 몸이 계속 젖어 있지도 않는다. 내가 비를 털어낼 수만 있다면 삶은 극복 가능한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소나기에 흠뻑 젖기도 했고 앞으로도 비를 맞을 날 들이 많을 것이다. 그때마다 와이프가 한 말을 떠올리며 극복해 나가리라 다짐한다.
"살면서 비를 조금 맞는다고 문제 되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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